캄캄한 어둠 속에서
너는 홀로 그 길을 걸어간다.
아무도 없는 어두운 길을
너는 그저 꿋꿋이 걷는다.
너가 향하는 곳은 하나의 장소이지만
그 길을 걷는 너의 발걸음은
어디로든 갈 것처럼 자유롭다.
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건지
분명히 알고있지만 왠지 모르게
그 어둠에 몸을 맡긴채로 걸음을 옮기는 너를 보노라면
내가 알고 있는 것은 틀린 것일지도 모른다.
같은 장소, 같은 시간에
너가 걸었던 그 길을 걸을때
나는 너의 발걸음을 떠올리며
그저 사뿐히 너의 발자국을 밟는다.
어디로든 갈 것 같았던 너의 자유로움을 그리며
나는 밤의 커튼속으로 걸음을 옮긴다.
너가 들이쉬었을 공기를 마시고
너가 느꼈을 어둠을 느끼고
너가 걸었을 이 길을 걸으며
너를 생각하던 나처럼
너는 나를 생각했을까
혼자서 모든 것을 느끼며 발걸음을 옮기던 너는
아무것도 등에 매지 않은 것처럼
가벼이 발걸음을 옮기던 너는
너는 나를 생각했을까